[대전다문화] 일본의 10월은 신이 없어지는 달(神無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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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산, 강, 바다, 바람 등 자연의 모든 것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해 예로부터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감사하고 때로는 경외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왔다. 또 자연뿐만 아니라 학문의 신, 부엌의 신, 화장실 등의 신도 있다고 생각했다.



일본에는 달마다 독자적인 일본식 월명(月名)이 있으며, 월명으로는 각 계절과 사람들의 생활, 행사를 나타내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음력 10월은 '神無月'(신이 없어지는 달)라 하여 간나즈키, 가미나즈키 또는 가미나시즈키라 부른다.

'신이 없어지는 달'은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음력 10월이 되면 전국의 신들이 시마네현 동부에 위치한 '이즈모타이샤(出雲大社)'라는 신사에 모여 회의를 하기 때문에 일본 각지에서 신이 사라진다는 유래가 있다. 반대로 신들이 모이는 이즈모타이샤가 있는 시마네현은 음력 10월을 神在月(신이 있는 달)이라고 부른다.

관련된 신화로 이즈모타이샤의 제신인 大國主大神(오오쿠니누시)는 많은 자녀가 있어 아이들에게 일본의 각지를 관리하게 하고, 일 년에 한 번 이즈모타이샤에 모여 주로 내년 날씨, 농작물과 술의 생산과 수확, 나라와 사람들의 번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또 혼인, 운명 등도 주요한 의제 중 하나다. 그런 이유로 이즈모타이샤는 일본의 제일의 결연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든 신들이 이즈모타이샤에 회의하러 가는 것은 아니며 대표적으로 에비스신(惠比壽神)은 신이 없어지는 기간에 사람들의 집을 지켜준다. 에비스신은 오른손에 낚싯대, 왼손에는 도미를 든 장사번창의 신이며, 어촌에서는 풍어의 신으로, 농촌에서는 풍년의 신으로 신앙을 받고 있다. 매년 10월 20일에는 일본 각지에서 에비스신(惠比壽神)을 모시고 장사번창, 대어, 풍요를 기원하는 행사가 개최되기도 한다.



사무라에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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