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다문화]베트남 겨울이 다른 남 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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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다문화
베트남 겨울이 다른 남 · 북부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한국을 스쳐 지나가고, 겨울의 차가운 손길이 문턱에 다다랐다.

그러나 열대의 품에 안긴 베트남은 그 모습이 사뭇 다르다. 이 나라는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영혼을 품은 듯, 남과 북이 서로 다른 계절의 춤을 춘다.

하이반 고개, 그 자연이 그은 경계선을 따라 베트남의 기후는 극명하게 나뉜다. 마치 운명의 선 같은 이 고개를 중심으로, 북쪽과 남쪽은 각자의 리듬으로 숨을 쉰다. 이는 단순한 지리적 구분이 아닌, 베트남의 영혼을 이루는 두 개의 축이다.

북쪽 끝자락은 북회귀선의 품에 안겨있고, 남쪽 끝은 적도의 열기를 느낄 듯 가깝다. 이 광활한 뻗음은 베트남에 다채로운 기후의 팔레트를 선사한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계절풍의 노래가 더욱 강렬해지고,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그 울림은 점차 잦아든다.

그리하여 북부는 사계절의 교향곡을 연주하고, 남부는 우기와 건기의 이중주를 들려준다. 북쪽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각자의 색채로 풍경을 물들이는 반면, 남쪽은 연중 따스한 온기 속에 젖어 있다. 이는 마치 한 나라 안에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는 듯한 모습이다.

베트남, 그 이름 속에 담긴 다양성과 조화는 이처럼 그 땅의 기후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북과 남, 서로 다른 듯하지만 하나의 국가로 어우러진 이 나라의 모습은, 우리에게 다양성 속의 통일성이라는 깊은 철학적 사유를 전한다. 이보연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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