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다문화] 동지의 맛과 향 절기의 미학을 담은 음식과 차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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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다문화
중국 천교아탕
동지, 그 깊은 겨울의 심장부에서 피어나는 절기의 꽃. 중국의 24개 절기 중 하나로, '설날만큼 크다'는 속담이 전해지는 이 날, 전국 각지에서는 다채로운 식문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북방의 하늘 아래에서는, 만두가 겨울의 한기를 녹이는 따스한 위안이 된다. '동지에 만두그릇을 들고 다니지 않으면 귀가 얼어붙는다'는 속담은, 이 음식이 지닌 문화적 중요성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전설 속 의술사 장중경의 '천교아탕'에서 유래했다는 이 전통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동지의 상징적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완탕 역시 북방의 식탁을 장식하는 주인공이다. 그 모양새가 마치 우주의 혼돈을 상징하는 듯, 이를 먹는 행위는 천지의 변화와 우주의 순환을 기념하는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 양고기는 한나라 시대부터 이어진 전통으로, 그 따뜻한 성질로 인해 겨울의 추위를 물리치는 방패막이 되어왔다.

항저우를 비롯한 남방 지역에서는, 동지가 새해의 맛을 미리 만나는 시간이 된다. 다채로운 맛의 신년 떡이 식탁을 수놓고, 강남 수향마을에서는 팥찹쌀이 가족의 화합과 건강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재앙을 물리치고 건강을 기원하는 문화적 의례의 한 형태로 승화되었다.

차 문화 또한 동지의 중요한 일부를 이룬다. 황기 홍차는 기의 보양을, 붉은 대추와 구기자 차는 신체의 균형을, 로즈푸얼차는 마음의 안정을, 무차는 신체의 정화를 돕는다. 이렇게 각각의 차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아우르는 자연의 선물로 존재한다.

동지, 그것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닌 인간과 자연, 전통과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문화적 교차점이다. 이 날의 음식과 차는 단순한 영양 섭취를 넘어, 우리의 존재를 우주의 순환 속에 위치시키는 철학적 매개체로 기능한다. 그 맛과 향 속에는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지혜와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명예 기자 한영란(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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