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다문화]캄보디아 바이욘

  • 글자크기 설정

홍성군다문화
캄보디아 바이욘
앙코르의 심장부에 자리한 바이욘 사원은 마치 시간의 물결 위에 떠 있는 거대한 꿈과도 같다.

자야바르만 7세의 비전이 돌과 영혼으로 빚어낸 이 걸작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한 왕국의 영광과 고뇌를 담은 살아있는 역사서다.

회랑을 따라 펼쳐지는 부조 벽화는 마치 과거로의 창문과도 같아, 우리를 크메르인들의 일상으로 초대한다. 그러나 시간은 무자비했고, 승리의 기쁨을 새긴 이 돌들은 후대의 광기 앞에 무력했다. 부처의 미소는 지워졌고, 평화의 상징들은 파괴되었다. 그럼에도 바이욘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승리의 산"이라 불렸던 이곳은 이제 인간의 끝없는 갈등과 화해의 증인이 되었다. 네 개의 얼굴을 가진 거대한 탑들은 마치 세상의 모든 방향을 응시하는 듯하다. 그 얼굴들의 정체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음은 분명하다.

오늘날 바이욘은 또 다른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본의 전문가들의 손길 아래 서서히 그 옛날의 영광을 되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복원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바이욘이 전하는 메시지, 승리와 패배, 창조와 파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초월하는 영원한 미소를 이해할 때 비로소 우리는 이 위대한 유산의 진정한 수호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명예 기자 앙나리 (캄보디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