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다문화] 방학에서 드러나는 교육 철학, 한국과 미국의 가족 문화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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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이 다가오면 전 세계 학교들이 일제히 방학에 들어간다. 공식적으로 방학은 학기 중 쌓인 피로를 회복하고, 학습 내용을 돌아보는 시간을 의미하지만, 방학을 보내는 방식은 국가마다, 더 나아가 문화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한국과 미국은 방학 기간의 구조뿐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학부모들의 태도와 교육 철학에서 현격한 차이를 드러낸다.

한국은 3월에 학년이 시작되어 이듬해 1월에 끝나는 2학기제를 채택하고 있다. 여름방학은 보통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약 한 달 반가량, 겨울방학은 1월 중순부터 2월 말에 걸쳐 주어진다. 그러나 명목상의 '방학'과 달리 학생들의 일정은 학원, 특강, 과외, 보충수업 등으로 빽빽하게 채워지기 일쑤다. 이는 방학이 쉬는 시간보다는 또 다른 학기의 연장선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미국은 8월 또는 9월에 새 학년을 시작해 다음 해 5월 말이나 6월 초에 학년을 마무리하는 체제다. 이들은 여름방학이 두 달 이상으로 매우 길며, 이 외에도 겨울방학(2~3주), 봄방학(1주 내외), 추수감사절 등의 짧은 휴식도 있다. 미국 학생들은 이 기간을 여행, 캠프, 자원봉사 등 학교 밖 활동으로 자유롭게 활용한다.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며 심신의 재충전을 중요하게 여긴다.

방학의 활용 방식은 곧 학부모의 교육관을 반영한다. 한국에서 많은 부모들은 방학을 선행학습의 기회로 삼는다. 특히 "방학은 학습의 황금기"라는 인식 아래, 자녀가 뒤처지지 않도록 철저한 학습 계획을 세운다. 이는 입시 위주의 교육 체계와 치열한 경쟁사회, 그리고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전통적인 가치관이 맞물려 형성된 사회적 분위기다.
최효정(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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