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다문화] 가방에 담긴 작은 세계, 젊은 세대의 ‘바오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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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담긴 작은 세계(사진)
요즘 젊은 세대는 가방을 단순한 수납 도구가 아닌 자신을 표현하는 특별한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가방 지퍼에 달린 봉제 인형이나 쇼핑몰에서 발견되는 주석 배지와 귀여운 장식들은 그들의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러한 장식들은 가방을 주인의 개성을 담은 캔버스로 변모시킨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장식은 봉제 인형이다. 라부부, 카피바라, 리나벨, 스텔라루 같은 디즈니 캐릭터부터 각 지역 문화 관광지와 박물관에서 판매하는 한정판 굿즈까지, 이 작은 인형들은 주인과 함께 어디든 동행하며 그 자체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최근에는 텍스트 태그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가사 한 줄, 밈, 팬덤을 상징하는 문구가 새겨진 태그는 가방에 달린 작은 표식이 되어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알아보게 한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가방 장식을 '바오화(宝华)'라고 부른다. 이는 온라인에서 이모티콘이나 상태 메시지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처럼 현실 세계에서 감정과 태도를 전하는 장치다.

귀여운 물건이 주는 힘도 크다. 귀여운 것들은 본능적으로 미소를 짓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특히 부드러운 촉감은 스트레스를 낮추고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해 심리적 안정과 치유 효과를 준다. 가방에 달린 봉제인형을 무심코 쓰다듬는 행위가 작은 위로가 되는 이유다.

이 작은 장식들은 사회적 의미도 크다. 상징적 상호작용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상징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며, 가방에 달린 바오화는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끼리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알아보게 하는 '조용한 신호'다. 그 안에서 소속감과 따뜻한 유대감이 싹튼다.

결국 가방은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자아의 일부'이며, 어떤 장식을 고르느냐는 곧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선택이 된다. 작은 인형 하나, 짧은 문구 하나가 모여 나만의 세계를 담아낸 가방은 오늘도 주인의 곁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영란 명예기자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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