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다문화] 미용 대국 한국, 그리고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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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대국 한국'. 2025년 대한피부과의사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20~50대 여성의 53%가 인생에서 한 번은 미용 시술을 받았을 정도로 한국은 미(美)에 민감하다.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한국의 미용 의료를 찾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SNS에서는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한국에서 시술받은 후기를 실시간으로 올리며 관심이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물론 예전보다 시술 가격이 저렴해졌다고는 하나, 기미 제거나 V라인 지방 흡입, 쌍꺼풀 수술 등을 제대로 받으려면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아름다움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필자 역시 30대에 접어들며 얼굴의 기미와 주름이 신경 쓰여 병원을 찾았지만, 이를 지속하기 위한 고가(高價)의 비용에 놀랐다. 세상의 모든 여성이 감당하기에는 현실적이지 않은 금액이라고 느꼈다. 그렇다면 과연 여성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미의 기준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현대 한국과 일본의 미적 기준은 거의 비슷해졌다. 큰 눈, 날렵한 V라인 턱선, 오똑한 코, 잡티 하나 없는 하얀 피부, 그리고 자기 관리가 철저해 보이는 날씬한 체형. 많은 여성이 이에 동경을 품고 매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시야를 과거로 돌려보면 기준은 완전히 달라진다. 약 1000년 전, 일본 헤이안 시대의 미인은 지금과는 정반대였다. 젓가락 몸통처럼 가느다란 눈, U라인의 통통한 턱, 낮고 둥근 코, 메추리알처럼 작은 입, 그리고 포동포동한 체형을 가진 사람이 절세미인으로 꼽혔다. 공통된 기준은 하얀 피부와 윤기 나는 머리카락 정도였다. 당시의 가난했던 시대상으로 볼 때, 통통한 여성은 곧 '복(福)'이 있음을 상징했기에, 사람들은 복스러운 여성상을 미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미의 기준은 시대뿐만 아니라 장소에 따라서도 변한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 한국과 일본에서는 누구나 기피하는 주근깨가 미국에서는 미의 대상이 된다. 심지어 미용 시술로 주근깨를 만들거나 메이크업으로 그려 넣기도 한다. 또한 백인 여성들은 일부러 피부를 태닝하기도 한다. 유럽에서는 남성에게 "코가 높다"라고 칭찬하면, 오히려 콤플렉스를 건드려 기분 나빠하는 경우가 많다.

즉, 우리가 추구하는 미란 시대와 장소에 따라 기준이 변하며, 결국 '나에게 없는 것에 대한 동경'일지도 모른다.

솔직히 필자도 30대가 되면서 V라인 턱과 잡티 없는 하얀 피부, 동안(童顔)을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변해가는 유행과 나이에 따른 노화를 막기 위해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계속 투자하는 것이 과연 진정으로 아름다운 일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인생을 살다 보면 가끔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여성을 마주칠 때가 있다. 얼굴에 주름도 있고 기미도 있으며, 명품 옷을 입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풍기는 오라(Aura)와 행동 하나하나에는 인생의 경험을 통해 우러나온 아름다움이 넘쳐흐른다. 이것이야말로 트렌드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보편적인 아름다움'이라고 느낀다. 우리가 아무리 외적인 미를 추구한다 해도, 이 변하지 않는 보편적인 미를 추구하지 않는 한 그 갈망에는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니시가미 아야카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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