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베트남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매년 전통 명절인 ‘뗏(Tết)’을 가족과 함께 보내 왔다. 베트남의 설은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로, 명절이 다가오면 가족들이 함께 집을 청소하고 음식을 준비하며 설을 맞이한다. 이 시기에는 멀리 떨어져 지내던 친척들도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며, 이러한 과정 자체가 가족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에 거주하면서 설날을 직접 경험하게 되었고, 베트남의 설과 여러 공통점과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두 나라 모두 음력 1월 1일을 설로 기념하며, 가족 중심의 명절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한국에서도 설날이 되면 가족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어른들께 세배를 하며 새해 인사를 나눈다. 이러한 풍습은 베트남에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웃어른께 새해 인사를 드리는 문화와 유사하게 느껴졌다.
반면 전통 음식에서는 차이가 뚜렷하다. 베트남의 설에는 반쯩과 반뗏을 비롯해 고기 요리와 절임 음식 등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며, 가족들이 여러 날에 걸쳐 함께 나누어먹는다. 이러한 음식들은 풍요와 행운을 상징한다. 한국의 설날 음식은 떡국이 중심이 되며, 비교적 간단하지만 한 살을 더 먹고 새해를 시작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강조된다.
가족이 모이는 방식에서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베트남의 설은 보통 며칠에서 길게는 일주일 이상 이어지며, 친척과 이웃을 자주 방문하는 등 교류가 활발하다. 반면 한국의 설은 일정이 비교적 짧고, 차례와 세배 등 정해진 의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차이는 두 나라의 사회적 환경과 생활 방식의 차이를 반영한다고 볼 수있다.
풍속 면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베트남에서는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고, 새 옷을 입으며, 집안에 복을 기원하는 장식을 하는 등 축제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반면 한국의 설날은 전통 예절과 질서를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보다 차분하고 엄숙한 인상을 준다.
이처럼 베트남과 한국의 설 명절은 전통 음식, 가족 모임 방식, 풍속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가족의 소중함과 조상에 대한 존경을 바탕으로 새해의 복과 안녕을 기원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국에서 설을 경험한 외국인으로서, 두 나라의 명절 문화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 속에서도 유사한 정서와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까오 티프엉타오 명예기자(베트남)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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