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다문화] 예산군가족센터, 낯선 땅에서 만난 또 하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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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들판이 사계절을 따라 숨 쉬는 충남 예산군. 그 평온한 풍경 속에는 다문화가정과 한국에 정착한 베트남 이주민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곳이 있다. 바로 예산군가족센터다. 이곳은 단순한 지원 기관을 넘어,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집과 같은 따뜻한 공간이다.

처음 한국에 발을 디뎠을 때, 우리는 희망과 함께 두려움도 안고 있었다.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차이, 익숙하지 않은 일상은 생각보다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예산군가족센터를 찾은 이후, 그 막막함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센터에서는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진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반복해서 설명해 주고, 말하기를 망설일 때는 따뜻하게 격려해 준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단순한 언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한국 사회와 연결되는 방법을 익혀 나갔다.

지원은 언어 교육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적 취득 정보, 자녀 양육 프로그램, 사례관리, 복지 정책 안내 등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덕분에 병원 이용이나 학교 방문, 행정절차에 대한 부담도 크게 줄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게 센터는 큰 힘이 된다. 아이들은 언어 발달 프로그램과 문화 체험 활동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고, 베트남의 뿌리를 잊지 않으면서도 한국 사회 속에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감을 키워 간다. 부모로서 아이가 밝게 웃으며 또래와 어울리는 모습을 볼 때 큰 안도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느낀 가장 큰 힘은 '사람'이다.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태도와 서툰 절차를 함께해 주는 배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낯선 이방인이 아니었다. 지역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예산군가족센터 관계자들과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들의 도움 덕분에 우리는 한국에서의 삶을 두려움이 아닌 희망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예산군가족센터는 조용한 시골 마을 속에 피어난 작은 정원과 같다. 그 정원에서 믿음의 씨앗은 날마다 심어지고, 우리의 꿈은 천천히 그러나 힘차게 자라난다. 타국의 하늘 아래에서도 우리는 더 이상 흔들리는 존재가 아니다. 이곳이 있었기에 우리는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쩐티미유엔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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