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다문화] 예산 국가유산 야행, 밤을 수놓은 근대로의 시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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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3-예산 야행
어떤 여행은 단순히 공간을 이동하는 것을 넘어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마법 같은 열쇠가 되어준다. 얼마 전 다녀온 예산 야행은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을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은은한 달빛 아래 펼쳐진 '예산 국가유산 야행'에서 찬란했던 근대 역사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야행을 더욱 깊이 있게 즐기기 위해 먼저 예산의 근대 역사에 대해 살펴보았다. 옛 내포 지역의 중심지였던 예산은 개항기 전후 병인박해와 동학농민운동, 의병 활동의 무대였으며, 1919년 3·1운동의 함성이 울려 퍼졌던 유서 깊은 고장이다. 이러한 역사의 현장 속에서 1934년 한국인 신부에 의해 건립된 '예산성당'과 일제강점기 민족 자본의 버팀목이었던 '구 호서은행' 등 근대 건축물은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며 역사의 산증인이 되고 있었다.

어스름한 붉은 노을이 저물자 고풍스러운 국가유산들은 화려한 야간 경관 조명을 입고 새로운 모습으로 빛났다. 밤거리의 낭만을 만끽하기 위해 안내 책자를 들고 미션이 가득한 '스탬프 투어'에도 참여했다. '예산살롱'에서 근대 의상을 빌려 입고 예산성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겼으며, 고려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성만·이순 형제의 효심과 우애를 기리는 '효제비' 앞에서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다. 밤길을 따라 이어진 네 개의 미션을 모두 완수한 뒤 손에 쥔 '보부상 험표(2026년 6월 낙인)'는 마치 과거의 보부상이 된 듯한 특별한 성취감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번 야행은 예산이 간직한 국가유산과 무형유산의 가치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과도 같았다. 상하이 홍구공원 의거로 독립운동의 불씨를 지핀 예산 출신 윤봉길 의사의 유품을 바라보며 가슴이 뭉클해졌고, 조선 후기의 대표 서예가이자 실학자인 추사 김정희 선생의 작품과 예덕상무사 보부상 유물을 통해 예산의 깊은 문화적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40여 년 동안 전통 목각과 창호 제작에 혼을 담아온 박학규 각자장과 조찬형 소목장의 뛰어난 솜씨는 축제를 더욱 빛나게 했다.

밤이 깊어질수록 신명 나는 보부상 퍼레이드와 힘찬 타악기 공연은 축제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별빛다방'에서 흘러나오는 감성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활기 넘치는 야시장을 거닐며 예산의 다양한 먹거리를 맛보니 어느새 밤바람의 쌀쌀함도 잊고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비록 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손에 남은 보부상 험표와 반짝이던 밤의 추억은 오래도록 빛날 것이다. 예산 국가유산 야행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오감으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뜻깊은 여정이었다. 역사는 책 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곁에서 생생하게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운 밤이었다.
쩐티미유엔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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