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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양절이라는 이름에는 숫자 '9'와 관련된 의미가 있다. 중국의 전통적인 음양 개념에서는 홀수를 양(阳)의 수로 여겼는데, 음력 9월 9일에는 양의 수인 9가 두 번 겹친다. 그래서 '중양', 즉 양의 기운이 겹치는 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예로부터 이날은 가족의 건강과 평안, 장수를 기원하는 날로 여겨졌다.
옛날 중국에서는 중양절이 되면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산에 오르는 '등고' 풍습이 있었다. 가을의 좋은 날씨를 즐기면서 높은 곳에 올라 주변 경치를 바라보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하루를 보냈다. 국화를 감상하거나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도 있었으며, 재난을 막고 복을 기원한다는 의미로 '수유(茱萸)'라는 식물을 몸에 지니기도 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중양고(重阳糕)라는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고(糕)'가 '높다'는 뜻의 '고(高)'와 발음이 같아 자녀가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고 좋은 일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의미도 담겨 있었다.
중양절의 모습은 시대가 바뀌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과거에는 등산과 국화 감상,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습 등이 중심이었다면, 오늘날 중국에서는 '어르신을 생각하는 날'이라는 의미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중양절은 현재 중국에서 노인을 존중하고 가족의 정을 나누는 날로 자리 잡았으며, 지역과 단체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공연이나 봉사활동, 가족과 함께하는 나들이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기도 한다.
물론 요즘 젊은 세대가 옛날과 똑같은 방식으로 중양절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직접 산에 오르거나 전통 음식을 준비하기보다는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거나 함께 식사를 하고, 가족 여행을 떠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명절의 의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인 풍습은 조금씩 간소화되고 있지만 가족을 생각하고 어르신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도 어르신을 공경하는 문화가 있는 만큼 중국의 중양절은 한국인에게도 낯설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명절을 보내는 모습은 달라졌지만,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고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것, 그것이 오늘날 중국의 중양절이 지닌 또 하나의 의미라 할 수 있다.
세라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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