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다문화] 만남과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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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 이 당연한 공식을 우리는 때때로 잊고 살아가곤 한다. 만남이 영원할 것으로 생각하거나, 이별 후 어떤 만남도 없을 것으로 생각하거나 그럼에도 우리는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이처럼 모든 만남과 이별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가지만, 둘의 속성은 매우 다르다. 만남과 이별을 묘사할 때, 우리는 ‘쿨함’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만남과 이별을 나름대로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만남은 기본적으로 우연적이다. 모두 우연한 만남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이다. 이런 의미에서, 만남은 충분히 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별은 조금 다르다. 이별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쿨한’ 이별을 주장하는 이들은 대개 이별의 이유를 묻지 말라고 한다. 이별에 이유를 묻는다면, 그것은 ‘쿨한’ 이별이 아니다.

이별도 마찬가지로 쉬워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이별은 인간이 의도하는 것이며, 어려운 이별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이별에 배려가 필요한 이유는 이별이 그것으로 끝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에게 이별을 고하면서 배려심을 보여줬던 적이 있었던가. 너무 쉽게, 너무 쿨하게 이별했던 것은 아닐까. 내가 좀 더 어려운 이별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꽤 많이 달라져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이 가을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논산=신현복 명예기자(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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