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죽음은 끝없는 어두움과 미지다.
양씬은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자원봉사자다.
이 일의 시작한 한 기초생활보장 노인의 집에서 비롯됐다.
아무것도 없는 대청의 네모 한 탁자 위 흰 종이에 붓글씨로 "***지위"를 쓰여 있다.
영정사진 조차 없었다.
산골 사람들에게 사진 찍는 게 쉽지 않다는 노인의 설명이다.
양씬은 노인의 영정사진을 찍어줬다.
뒤에는 산골을 방문해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산골 노인들에게 사진은 신분증 사진 외에는 없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이런 노인들은 대부분 신분증 사진을 확대해 영정사진으로 쓰는 상황이 많다.
양씬은 젊은 사람들 조차 죽음이 두려운데 반면 이런 나이 많은 노인들의 생사는 아주 작은 일 같이 보여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양씬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한다.
사진이 없기 때문이다.
산골 노인들은 핸드폰이 없어 먼 매점 전화기로 외부와 연락한다.
1년에 한 번도 자녀와 연락 못 할 수 있고, 임종 때도 자녀를 보지 못 하는 상황도 있다.
완전히 잊혀진 것처럼.
수 십년을 살았는데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잊혀져 가는 안타까운 산골 노인들의 현실.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다.
양씬의 봉사활동이 알려지면서 같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자원봉사자들의 연락이 자주 온다고 한다.
양씬은 지금도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을 보일 수 있게.
그리고 사진으로 보여지는 노인들을 기억할 수 있게.
이 일 통해 양씬은 이제 더 이상 죽음이 더 두렵지 않게 됐다고 한다.손효설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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