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 다문화] 생명의 나비-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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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리(사진1)
어렸을 때 필자의 아빠가 수탉을 잡을 때면 우리 남매는 항상 옆에서 기다렸는데 무엇을 기다렸는지 아는가.

알록달록한 수탉의 털을 기다렸다. 고대 양식의 동전에 꽃무늬 천을 꿰매고, 작은 닭(거위)털 튜브의 한쪽 끝을 십자형으로 잘라 동전의 윗부분을 꿰매면 받침대가 완성된다.

아름다운 깃털을 7~8개 정도 아빠에게 받고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닭(거위)털 튜브에 꽂으면 예쁜 닭털 제기가 완성된다.(사진)



제기는 한나라 때 생겨났다고 하며 1913년 동한의 무덤에서는 8명의 사람이 제기차기를 하는 벽화 23개가 출토되었는데, 이들의 동작은 매우 조화롭고 편안하며 자연스러웠다.

당송 시대에는 제기차기가 더욱 성행했는데, 송나라 고승이라는 사람은 《사물기원(事物原)》에서 제기 제작 방법 외에도 다양한 제기차기 방법을 자세히 기록했다.

재미있는 것은 발로 차는 것 외에도 머리, 배 등의 놀이가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송나라의 《무림구사(武林舊事)》에는 수도 임안(항주)에서 연, 제기, 장기, 새총 등 각종 장난감을 판다고 언급되어 있다.

명, 청 시대에 이르러 제기차기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며, 날씨가 추운 가을과 겨울의 인기 운동 활동 중 하나가 된다. 청나라 풍속화집 《북경민속풍속백도》에도 제기차기 그림이 있다.



제기차기는 특별한 장소와 장비가 필요 없는 전신 운동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건강 증진에 적합하며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친구들과 제기차기를 하는 것은 가장 재미있는 활동 중 하나였다. 필자가 어렸을 때 학교를 나와 숙제를 마치면 자주 친구들과 함께 황혼 가로등 아래에서 제기를 차는 것이 간단하고 즐거운 놀이였던 기억이 있다.



어떤 사람은 제기를 '생명의 나비'라고도 부른다. 이미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이 봄에 시간이 될 때 아이와 함께 스마트폰은 잠시 내려놓고 따스하고 시원한 실외에서 이 '아름다운 나비'와 함께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을 느껴본다면 어떨까 싶다. 당리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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