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음력 3월이면 대만에서는 아시아 3대 종교 축제 중 하나인 '다자(大甲) 마조 순례'가 열린다. 3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무형문화재는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의 순례자들이 참여하는 대만의 대표적인 문화축제다.
다자 마조 순례는 대만 대갑진마조궁을 출발점으로 타이중시, 장화현, 윈린현을 거쳐 베이강 마조궁까지 이어지는 340km의 순례길로 구성된다. 9일간 이어지는 이 순례 행렬은 바다의 수호신 '마조(媽祖)'를 모시고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만종교문화연구소 천웨이밍(陳偉明) 소장은 "마조 신앙은 한국의 용왕신앙과 유사하게 항해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는 대만인들의 중요한 신앙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순례 행렬의 중심에는 마조 신상을 모신 가마가 있으며, 전통 악기의 웅장한 연주와 함께 장엄한 행진이 펼쳐진다. 순례단이 머무는 각 지역 사찰에서는 제례가 진행되고, 주변에서는 다채로운 전통 공연과 민속예술 공연이 열린다.
"매년 열리는 축제에서는 지역별 특산물 시장도 함께 운영되어 대만의 전통 먹거리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대만관광청 리우메이화(劉美華) 대변인의 설명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전면 참여가 재개되면서 국제적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만 문화부는 이 축제를 통해 자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고 있다.
한국-대만문화교류협회 박성민 회장은 "다자 마조 순례는 한국의 연등회나 강릉단오제처럼 종교와 문화가 어우러진 아시아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라며 "매년 양국 간 문화교류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전한다.
한편, 대만 정부는 다자 마조 순례의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대만 전통문화의 세계화를 도모하고 있다.
대만관광청에 따르면 매년 외국인 관광객의 참여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한국과 일본 관광객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명예기자 후한(대만)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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