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도시로,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풍경을 지니고 있다. 오늘은 베이징의 건축, 음식 등에 대해 소개한다.
- 사합원(四合院)과 골목, 역사 속으로의 산책
베이징의 골목길은 구불구불하고 깊숙한 곳에 있어 마치 시간의 틈새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 안에 자리한 사합원(四合院)은 고풍스러운 벽돌과 회색 기와, 정갈하고 네모난 구조로 되어있어 베이징의 전통 건축미를 잘 보여준다. 석양이 골목을 물들일 때, 그림자와 빛이 어우러져 골목의 돌 하나하나가 마치 과거를 이야기하는 듯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베이징의 깊은 역사와 품격이 더욱 또렷하게 느껴진다.
- 지하철 속에서 만난 도시의 속도
출퇴근 시간의 베이징 지하철은 숨 쉴 틈 없이 붐빈다. 사람들로 가득 찬 차 안은 몸을 돌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러나 이 혼잡함 속에서도 사람들의 빠른 걸음과 분주한 움직임은 도시의 박동을 실감하게 한다. 베이징 사람들은 늘 바쁘게 움직이며 시간과 경쟁하듯 살아간다. 지하철에서 마주한 그들의 모습은 이 도시가 가진 생동감과 동시에 고단한 삶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 짜장면, 소박한 일상의 맛
베이징의 짜장면은 소박하지만 진한 맛으로 현지인들의 일상을 대변한다. 걸쭉한 소스와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져 간단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베이징의 짜장면은 다소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열정과 솔직함은 베이징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상징한다.
- 경극, 예술로 만나는 전통
베이징의 극장에서 울려 퍼지는 경극은 고유의 발성법과 화려한 의상, 북소리가 어우러진 중국 전통 예술의 집약체다. ‘경강경운창대회(京腔京韵唱大戏)’라 불리는 이 전통 예술은 관객을 과거로 데려가며, 예술이 가진 깊이와 웅장함을 보여준다. 경극은 베이징의 전통적인 미감과 예술 정신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경험이다.
- 얼화음(儿化音), 말 속에 스민 정서
베이징 사람들은 말 끝에 ‘얼(儿)’ 소리를 붙이는 얼화음을 자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유리병’은 ‘병얼(瓶儿)’, ‘뚜껑’은 ‘그에얼(盖儿)’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자주 들으면 특유의 운율과 정감 있는 소리에 익숙해진다. 얼화음은 베이징의 언어의 특징이자 지역 정서의 일부다.
베이징은 골목과 음식, 예술에 이르기까지 삶의 다양한 면면이 문화로 녹아 있는 도시다. 이 고도(古都)의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지역 문화의 차이가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진항청 명예기자(중국)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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