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거주 중인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응우옌 티 흐엉씨는, 한국에 와서 처음 접한 ‘양념치킨’의 맛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베트남에서 오랫동안 익숙했던 닭요리와는 전혀 다른 방식과 맛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닭을 주로 삶아서 먹어요. 엄마는 항상 생강이나 레몬잎을 넣어 향을 낸 ‘gà luộc(가 루옥)’을 만들어주셨죠. 국물이 맑고, 고기는 부드러워서 아이들한테도 잘 맞는 음식이에요.”
베트남의 대표적인 닭요리 ‘가 루옥’은 닭을 삶아 맑은 육수와 함께 즐기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이 외에도 향신료를 넣고 졸인 ‘카리 가’, 닭고기 볶음요리, 또는 튀긴 닭 ‘가 란’도 일부 있지만, 한국처럼 수십 가지 양념과 다양한 조리법이 발전한 치킨 문화는 아직까지 드물다.
한국에 와서 남편과 함께 처음 주문한 ‘양념치킨’은 응우옌 씨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바삭한 껍질 위에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소스가 입혀져 있었고, 속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촉촉했어요. 이건 정말 새로운 세계의 음식이었어요.”
그녀는 특히 한국 치킨의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 소스의 조화, 그리고 그 맛을 즐기는 분위기에 주목했다. “한국에서는 치킨을 단순히 먹는 게 아니라,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하며 즐기는 하나의 문화처럼 보였어요. 저도 어느 순간 그 안에 함께 있더라고요.”
응우옌 씨는 그 맛을 고향에 있는 가족들과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에는 아직 이런 스타일의 치킨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한국에서 먹는 이 맛을 가족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어요. 엄마가 생강 닭백숙을 만들어주던 기억은 따뜻하지만, 이 새로운 맛은 또 다른 감동을 줬어요.”
한국 치킨의 다양한 맛 중에서도 ‘양념치킨’은 그녀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단맛, 매운맛, 바삭한 식감이 어우러진 양념치킨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새로운 문화와 감정을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었다.
응우옌 씨는 끝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음식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다른 방식의 사랑을 느끼고 있어요. 이제 치킨은 저희 가족의 ‘특별한 날 음식’이 되었어요.”
레티하우 명예기자(베트남)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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