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다문화] 오늘, 진짜 어른이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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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짜 어른이 되는 날1
5.18일 토요일 이른 아침, 휴대폰으로 친구가 보낸 영상 몇 개가 연이어 도착했다. 함께 적힌 문자——"눈물이 멈추질 않아."

첫 번째 영상을 재생했다. 새빨간 관례(冠禮) 모자를 쓴 학생들이 짙은 남색 교복 차림으로, 황금빛 18개의 축포, 햇살 아래 '성인문' 앞에 서서 《18세 성년 선서》를 엄숙히 낭독하고 있었다. 중국의 많은 고등학교는 수능을 앞둔 고3에게 전통 관례와 현대 교육 이념을 결합한 '18세 성인례'를 열어 준다. 장중하면서도 가슴 뜨거운 순간이다.

오늘, 진짜 어른이 되는 날2
두 번째 영상은 선생님들의 힘 있고도 감동적인 낭송이었다.

우리는 함수를 이용해 우주의 낭만을 증명하고,

한문으로 은하의 속삭임을 번역합니다.

지금, 모든 방정식과 시구는

우주급 변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아,

너희의 시행착오를 때로는 잘못으로

단정지은 우리를 용서해 다오.

교무실 불빛은 밤새 꺼지지 않으니,

별을 좇는 너희를 영원히 비추리라.

오늘은 이별이 아니라,

뿌리가 봄 흙으로 스며들고

꽃잎이 하늘을 입맞추는 날.

오늘, 18세 성년의 암호를 받아 가거라!

그러나 기억해라. 진정한 비상은

역풍을 견뎌내야만 가능하단다.

― 우리 함께 부딪치고, 돌파하고, 파도를 가르자!

낭송은 운동장에 메아리쳤고,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을 두드렸다. 세상 밖으로 떠밀기 전, 교사들이 건네는 마지막 애정 어린 당부였다.

오늘, 진짜 어른이 되는 날3 수정
세 번째 영상은 학교가 미리 촬영한 '부모와 자녀의 대화'였다. 그중 "내가 기억하는 한 마디" 코너가 특히 마음을 울렸다.

'사랑을 느끼게 한 한 마디'를 묻자,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한 엄마: "딸아이가 다섯, 여섯 살 때 품에 안겨 '나도 엄마처럼 따뜻한 사람이 될래'라고 했어요."

-한 아빠: "아들이 '아빠는 슈퍼맨이라 못 하는 게 없어'라며 웃었죠. 잊을 수 없다."

-한 남학생: "주말에 지하철 타고 학교로 돌아갈 때마다 엄마가 '내 어깨에 기대서 좀 더 잘래?'라고 물었어요."

-한 여학생: "엄마는 늘 '최선을 다했으면 됐어,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해요."

또 '미안함을 느끼게 한 한 마디'를 묻자, 아래와 같이 답하였다.

-한 아빠: "되돌리고 싶은 말은 '아빠를 너무 실망시켰어'였다."

-한 엄마: "'다른 집 애 좀 봐'라고 비교했을 때 정말 후회해요."

-한 여학생: "예전에 '멀리 있는 대학에 가서 부모님 간섭 없이 살고 싶다'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언젠가 지치면 돌아와, 우린 그 자리에 있을게'라 답했습니다."

원래 '사랑해'와 '미안해'는 늘 평범한 대화 속에 숨어 있었고, 그 목소리가 마음 깊숙이 닿을 때 비로소 아이들은 출발할 수 있다.

마지막 영상을 닫자, 친구의 메시지가 다시 떠올랐다. "눈물이 멈추질 않아." 나 역시 그랬다.

이 눈물은 슬픔이 아니라, 작별의 힘이자 맞이함의 용기였다. 그 순간 나는 성인례의 진짜 의미를 깨달았다. 그것은 "나, 열여덟 살이야"를 선언하는 의식을 넘어, 아이·부모·교사가 서로에게 정중히 전하는 한마디로 "저와 함께 성장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는 의미일 것이다.

열여덟의 어깨마다 이 감사가 깃들길, 그들이 "가슴엔 햇살을, 발밑엔 힘을" 품고 걸어가길 바란다.
당리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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