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다문화] 11월 일본 전통 행사, 아이의 성장을 축하하는 날 ‘시치고산(七五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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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사쿠라모토야요이 기자_출처_픽사베이
11월이 되면 '시치고산(七五三)'이라는 귀여운 일본 전통 행사를 볼 수 있다. '시치(七)'는 7, '고(五)'는 5, '산(三)'은 3이라는 뜻으로, 일본에서는 아이가 3살, 5살, 7살이 되는 해에 건강하게 자란 것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며 행사를 한다. 시치고산은 아주 오래전 일본 헤이안 시대(약 1000년 전)부터 시작된 전통 있는 행사다.

옛날에는 아이가 3살이 되면 머리를 자르고, 5살이 되면 하카마(袴)라는 전통 옷을 입고, 7살 때에는 어른처럼 띠를 매기 시작하여 점점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축하했다. 이 전통이 지금 시대에도 형태를 바꾸어, 아이의 성장을 기념하는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시치고산은 매년 11월 15일에 열리며, 가족은 아이와 함께 신사(神社)에 가서 건강과 행복을 기도한다. 아이는 예쁜 기모노나 하카마를 입고, 부모도 방문 예복을 입고 함께 기원한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치토세아메(千歳飴)'라는 기다란 사탕을 선물한다. 이 사탕에는 '천 년 동안 건강하고 오래 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금도 많은 일본 가족들이 시치고산을 기념하고 있다. 꼭 11월 15일에 하지 않아도 주말이나 시간이 되는 날에 신사를 방문하기도 한다. 또, 최근에는 신사에 가지 않더라도 사진관에서 전통 옷을 입고 기념사진만 찍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 행사는 옛날부터 이어져 온 전통 행사이지만, 시대에 맞게 조금씩 변하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시치고산은 한국의 돌잔치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돌잔치는 아기의 첫 번째 생일을 기념하고, 건강하게 1년을 잘 자란 것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행복과 복을 기원하기 위해 한다. 이 부분은 한국과 일본이 같지만, 일본에서는 아이가 3살, 5살, 7살이 되는 시점마다 성장 단계를 축하한다는 점이 조금 다르다. 서로 방법은 달라도, 아이가 자라는 것을 축하하는 따뜻한 마음은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행사다.

11월에 일본을 여행한다면, 전통 옷을 입은 아이들이 신사로 향하는 모습을 볼지도 모른다. 그 귀여운 모습 속에서 일본 가족들의 소중한 전통 문화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쿠라모토 야요이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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