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다문화, 세계 문화 이야기] 까오방의 장엄한 고갯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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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오방의 장엄한 고갯길'(출처_베트남관광청)
베트남 북동부, 중국 국경과 맞닿은 까오방(Cao Bằng)은 높은 산과 깊은 계곡, 그리고 전설이 깃든 구불구불한 고갯길들로 유명한 지역이다.

이곳의 고갯길들은 단순한 교통로가 아니라, 자연과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살아 있는 이야기다. 아름답고 때로는 험난한 이 길들을 따라가며, 여행자들은 까오방의 진짜 매력을 만나게 된다.

마푹 고개(đeo Ma Phục) – 말이 무릎 꿇은 듯한 신비한 지형

까오방 시내에서 약 22km 떨어진 마푹 고개는 총 3.5km 길이로, 7개의 커브를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길이다. 정상 부근에는 말이 무릎을 꿇은 모습과 닮은 두 개의 바위산이 있어 '마푹(말이 무릎 꿇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한 장수가 이 고개에서 적을 추격하다 말이 멈춰 선 것을 신의 계시로 받아들이고 매복해 승리했다. 오늘날 마푹 고개는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역사와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명소로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카우꼭짜 고개(đeo Khau Cốc Cha) – "하늘로 오르는 계단"

국도 4A를 따라 위치한 카우꼭짜 고개는 까오방과 뚜엔꽝(Tuyen Quang)을 연결하는 산악도로로, 14개의 급커브와 15단의 경사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겨울철엔 짙은 안개가 자욱해져, 숙련된 운전자들에게도 도전이 되는 구간이다.

그러나 정상을 넘어선 순간, 안개 속에서 펼쳐지는 동무 계곡의 풍경은 그 모든 수고를 잊게 만든다. 이곳은 유명한 쑤언쯔엉 찹쌀의 고장이기도 하며, 고개를 지나며 전통 음식과 소수민족 문화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나띠엥 고개(đeo Na Tềnh) – 전설이 깃든 비단길

카우꼭짜 고개에서 15~18km 떨어진 나띠엥 고개는 가파르지 않지만, 부드럽고 평화로운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다. 고개는 산허리를 따라 굽이치며 논밭과 작은 마을 사이를 이어준다.

이 고개에는 한 소녀의 희생정신이 담긴 전설이 전해진다. 마을을 위해 산에 자신의 마음을 바친 소녀 나띠엥은 노래로 하늘과 땅을 감동시켜 길을 열었고, 그녀의 혼은 안개처럼 산을 감싸며 지금도 마을을 지켜주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까오방의 고갯길은 단순한 교통로가 아니다. 각각의 고개는 이야기를 간직한 장소이며, 여행자에게 자연과 사람, 전통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한다. 가파른 길과 구불구불한 커브를 지나며 마주하는 풍경은, 사진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김지연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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