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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천은 공주시의 중심부를 남북 방향으로 관통하여 흐르는 지방하천이다. 주미산(舟尾山) 자락에 자리한 금학동 수원지에서 발원하여 웅진동을 거쳐서 정지산(艇止山) 우측에서 금강으로 유입된다. 4km 남짓의 제민천에는 열여덟 개의 다리가 있다. 집집마다 상수도가 들어오기 전에는 동네별로 다리를 기준으로 구획을 나누어 여인네들은 빨래하고, 남정네들은 물놀이를 즐겼으며, 아이들은 놀이터 삼아 놀았다. 심지어 소와 염소까지 가세하여 제민천 가에서 풀 뜯던 시절도 있었다.
제민천에 있는 다리 중 가장 오래된 다리는 충청감영이 있었던 '감영길'에 놓인 대통교(大通橋)이다. 백제시대 국사(國寺)였던 대통사에서 차용한 교명이다. 하천의 이름이 붙은 제민천교도 있다. 한때는 공주교라고 불리었다. 별칭이 가장 많은 곳은 교촌교이다. 공주에서 이름났던 '제세당'이라는 한약방이 근처에 있어서 지역 주민들은 '제세당 다리'라고 부르기도 하고, 우시장이 옆에 있었기에 '쇠전 다리'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금은 흔적을 찾기 어려워졌지만, 한때는 제민천 가에 수양버들이 심겨 있어서 '유교(柳橋)'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난 11월 6일(목), 국립공주대학교 공주학연구원은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부제를 달고 <제민천 1925>라는 기획 전시를 시작했다. 옛 공주읍사무소에서 11월 30일(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공주학아카이브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되었다. 공주향토문화연구회의 최창석 회장은 학생들이 제민천 청소에 나선 일화며, 제민천 변에 공주형무소가 자리했던 때에 죄수들이 부역에 나온 일 등을 좌중에 들려주었다. 올해로 96세인 패널 한 분은 공주시청 인근에서 하숙하던 때 제민천 반석(盤石) 주변에서 빨래도 하고 등목도 하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객석에 있던 한 참석자는 없이 살던 시절 제민천에서 미꾸라지며 버들치(중태기)를 잡아 수제비에 넣어 먹곤 했다며 믿기 힘든 지난 시절의 한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절대로 제민천에 가지 않은 날의 이야기도 더했는데, 동네 어른들이 비 오는 날이면 똥지게를 지고 나와 제민천에 버리는 장면을 보고서 비 온 날부터 일주일 동안은 제민천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민천이 현재의 깨끗한 모습으로 변화한 것은 2009년 제민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부터다. 도심을 흐르는 제민천을 역사와 문화가 있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하천으로 만들게 되었다. 올해 공주시는 '2025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대 여행도시'로 이름을 올렸다. 공주는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만큼 구석기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과 유적이 있는 곳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제민천을 중심으로 체험형 관광시설이 들어서고, 문화공간이 확충되고, 카페 거리가 생겨나면서 오늘의 영광을 얻었을 것이다. 기획전시 <제민천 1925>를 개최하며 주최 측은 아주 보통의 하루가 모여 한 시대를 이루고 그 시대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닿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제민천, 공주에서 사는 가장 평범한 일상이 긴 인생의 여정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임을 깨닫게 하는 고마운 존재다!
박진희 명예기자(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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