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반도 동쪽 끝에 위치한 웨이하이(威海)는 조용하지만 깊은 매력을 지닌 해안 도시다. 이곳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유학을 왔고, 한국 사람과 결혼해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웨이하이는 언제나 마음의 고향이다. 시간이 흘러 다시 바라본 웨이하이는, 자연과 역사, 그리고 감성이 어우러진 도시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선 행복문(幸福门)은 웨이하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행복한 삶’을 상징하는 이 건축물은 낮과 밤 모두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도시의 현재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족 여행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곳은 서하구야생동물원(西霞口野生动物园)이다. 넓은 자연 환경 속에서 동물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며, 단순한 관람을 넘어 자연과 공존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아이에게는 살아 있는 배움의 공간이 되고, 어른에게는 일상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힐링 장소가 된다.
웨이하이를 대표하는 역사 관광지인 유공도(刘公岛)는 도시의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한 섬이다. 중국 근대사의 흔적과 조용한 해안 풍경이 어우러져 있으며, 최근에는 전시 공간과 관람 동선이 정비되어 보다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섬을 천천히 걷다 보면 웨이하이의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최근 웨이하이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감성 명소는 좌초 화물선 부루웨니스호(搁浅货轮布鲁维尼斯号)다. 항해 중 해안에 멈춰 선 이 화물선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관광지가 아닌, 우연이 만들어낸 풍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녹슨 선체와 바다, 하늘이 어우러진 장면은 특히 일몰 무렵 깊은 인상을 남기며, 웨이하이만의 고요한 감성을 상징한다.
유학생이자 아내, 그리고 엄마가 된 지금, 나는 웨이하이를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머물고 싶은 도시’로 소개하고 싶다. 바다와 삶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곳, 그것이 바로 오늘의 웨이하이다.
시에위잉 명예기자(중국)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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