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른 나라의 비교적 차분한 기념 방식과 달리, 필리핀에서는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연인들은 레스토랑과 호텔, 각종 테마 행사장으로 몰리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수십에서 수백 쌍이 참여하는 합동 결혼식을 개최한다. 대형 쇼핑몰과 주요 도심에는 하트 모양 장식과 조명이 설치돼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서양 문화의 영향과 필리핀 고유의 가치관이 결합한 결과로 분석한다. 가족 중심적이며 감정 표현에 비교적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가 사랑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형성했다는 설명이다.
필리핀의 발렌타인데이 문화는 스페인 식민 통치 시기의 가톨릭 전통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후 20세기 초 미국 점령기를 거치며 할리우드 영화, 카드 문화, 소비 중심의 기념 방식이 확산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대중적 행사로 발전했다. 1980~90년대에는 꽃집과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상업적 홍보가 강화되며 전국적 기념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현재 발렌타인데이는 공식 공휴일은 아니지만, 학생과 직장인들이 몇 주 전부터 데이트와 이벤트, 프로포즈를 준비할 만큼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날이다.
사랑을 개인의 감정을 넘어 공동체가 함께 나누는 축제로 확장시킨 것, 이것이 필리핀 발렌타인데이 문화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사라스엘사 명예기자(필리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