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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아이에게 한글과 교과목을 가르치는 행위를 넘어,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이웃의 얼굴을 마주하는 과정이었다. 그때 심어진 다문화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흐를수록 내 삶의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았다.
이후 떠난 중국 유학은 다문화에 대한 시각을 '공감'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 일인지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소외감과 답답함, 고향을 향한 그리움은 타지 생활에서 쉽게 지울 수 없는 고충이었다. 그 시절 느꼈던 외로움은 훗날 한국에 돌아와 우리 곁의 다문화 이웃들을 바라볼 때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작은 시작이었다.
결혼 후 연고가 없는 서산에 정착하여 두 돌이 된 아이를 키우고 있다. 낯선 환경에서의 육아는 유학 시절에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종류의 외로움과 어려움을 동반했다. 그때 나에게 따뜻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곳이 바로 서산시가족센터였다.
아이와 함께 공동육아나눔터에서 시간을 보내며 다문화 가정의 어머니들과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국적과 언어는 달라도 아이를 잘 키우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은 모두 같았다. 아이들과 함께 웃고 소통하는 시간 속에서 국경을 초월한 공동체의 일체감을 느꼈다.
일련의 과정은 나를 자연스럽게 다문화 명예기자단 활동으로 이끌었다. 활동 중에 만난 다문화가정의 모습은 시혜의 대상이 아닌, 함께 공동체를 일구어가는 당당한 주체였다. 이 경험은 공동체를 향한 나의 시선을 넓혀주었으며, 사회복지학이라는 새로운 배움을 통해 '공동체'의 본질을 깊이 탐색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졌다.
서산시가족센터에서 맺어진 인연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공동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관계를 맺고 이해를 쌓아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 중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이며, 우리 사회를 더욱 포용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것이라 믿는다.
이민해 명예기자(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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