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다문화] 늦게 피어 더 반가운 봄, 태안에서 만난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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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뒤 여러 계절을 지냈지만, 올해 봄은 유난히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태안군은 다른 지역보다 벚꽃이 조금 늦게 피는 곳으로,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봄의 반가움도 더 크게 다가온다.

베트남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풍경이기에 그동안은 사진으로만 벚꽃을 접해왔다. 그러나 직접 마주한 벚꽃은 전혀 다른 감동을 전했다. 나무마다 연분홍 꽃이 가득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은 사진보다 훨씬 생생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특히 이원면 가재산 일대의 벚꽃길은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봄이 되면 한층 활기를 띠며, 올해는 2026년 4월 10일부터 4월 18일까지 걷기 행사도 열려 방문객들이 함께 봄을 즐기고 있다.

벚꽃길을 천천히 걸으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느꼈던 낯설고 외로웠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어려움을 겪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이 같은 풍경 속에서 그 기억들은 한층 부드럽게 다가왔다.

벚꽃을 보러 온 한 결혼이민자는 "사진으로만 보던 벚꽃을 직접 보니 훨씬 더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좋다"고 말했다.

비슷한 마음은 또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진다. 한국에서의 삶이 쉽지만은 않지만, 계절의 변화를 함께 느끼고 같은 풍경 속에서 웃을 수 있는 시간은 큰 위로가 된다. 비록 벚꽃은 짧은 시간 만에 지지만, 그 순간의 감정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늦게 피어 더욱 기다려지는 태안의 벚꽃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올해 이곳에서 보낸 봄날의 기억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연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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