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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지요? 나갑시다. 따뜻한 데로 갑시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마지막 장면은 바로 이 순간에 멈춰 선다. 기대했던 반전도 없고, 복위의 성공도 없다. 소용돌이치는 강물은 마치 권력의 소용돌이처럼, 한 소년의 억울함과 부서진 삶을 휘감아 역사의 긴 흐름 속에서 반복되며 흔들린다.
문종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어린 단종(1441~1457)은 왕위에 떠밀리듯 올랐고, '계유정난'을 지나 폐위와 유배 끝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 청령포의 세 면을 둘러싼 깊은 물과 한쪽의 절벽은 소년 군주의 가장 깊은 고독과 절망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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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 산시성 시안에 있는 당나라 장회태자 이현(654~684)의 묘를 찾았다. 당 고종과 무측천의 차남으로 태어난 그는,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뜻밖에 태자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폐위되고 유배된 끝에, 끝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더 멀리 시선을 옮기면, 십여 년 전 이집트에서 마주했던 또 다른 소년이 떠오른다. 아홉 살에 왕위에 오른 투탕카멘(기원전 1341~기원전 1323). 혼란한 정치와 종교 갈등 속에서 그의 삶은 짧게 스러졌고, 그 죽음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서로 다른 시대와 대륙 속에서도, 비슷한 비극은 반복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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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소년들의 얼굴은 오래도록 마음속을 떠나지 않았다.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청령포를 찾았다. 단종 유배지의 옛집 앞에서 딸은 한동안 조용히 안을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그가 머물렀던 곳에 서 보니, 그가 그때 무엇을 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더 알고 싶어졌어요. 영화 속 모습처럼, 잠시라도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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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폐하, 이제 편히 쉬십시오."
왕좌 아래의 모든 것은 결국 먼지가 되지만, 그 위에는 끝내 꺼지지 않는 희미한 빛이 남는다. 그 빛은 권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바로 그들이, 비극에 온기를 남기고 역사에 오래도록 울림을 남긴다.
당리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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