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다문화] 마을을 지켜온 쉼터, 정자나무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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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장은숙 기자 - 보호수 (직접촬영)
지난 28일에는 사진동호회가 주최한 사진 전시회를 다녀왔다. 마을을 지켜온 보호수들을 계절별로 사진을 찍어서 전시를 한 것인데 사진이 제일 잘 나오는 색채가 연록빛이라 그 시기에 찍었다는 설명을 들으니 연록빛 색채가 더욱 눈을 편안하게 하였다.

공주시의 시목 당산목을 위주로 찍었다고 하였는데 아름드리 나무들이 보호수 역할을 하면서 마을을 지켜온 위엄이 사진에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마을이 생긴지 오래된 곳일수록 동구나무라 불리는 정자나무가 수호신처럼 우뚝 서 있는데 이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었다.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자 소통의 공간이었고, 오랜 세월 마을의 역사를 함께해 온 공동체의 상징이었다.

여름이면 주민들의 정자나무로 그늘 아래서 더위를 식히며 담소를 나눴고. 농사일을 마친 어른들은 막걸리 한 사발을 기울이며 하루의 노곤을 풀었다. 아이들은 나무 주위를 뛰어다니며 놀았고. 마을의 크고 작은 일도 이곳에서 의논됐다. 잔치와 회의, 손님을 맞는 자리도 자연스럽게 정자나무 아래에서 이루어졌다.

정자나무는 대부분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온 느티나무나 팽나무다. 간혹 회화나무가 있는 마을도 있는데. 내가 자란 동네엔 두 그루의 둥구나무가 나란히 한곳에 있는데 둥구나무라 부르지 않고 해나무라고 불렀다. 나중에 그곳이 보호수로 지정이 되고 적힌 것을 보니 한그루는 느티나무고 한그루는 회화나무였다. 긴 세월 동안 마을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며 살아온 마을의 역사책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정자나무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문화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인구감소로 사람도 없거니와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고,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도 예전보다 보기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오래된 정자나무는 여전히 마을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정자나무 주변을 쉼터와 작은 공원으로 조성해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자나무는 단순한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던 공동체 문화의 중심이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오래된 정자나무가 품고 있는 역사와 삶의 가치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자나무를 지키는 일은 한 그루의 나무를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의 기억과 공동체 문화를 함께 이어가는 일일 것이다.
장은숙 명예기자(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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