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다문화] 토마토로 물드는 붉은 축제의 나라… 스페인 ‘라 토마티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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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화
3년 전,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바르셀로나의 거리와 아름다운 건축물, 현지의 음식과 문화를 경험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La Tomatina)'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언젠가 다시 스페인을 방문한다면 꼭 가보고 싶은 축제 중 하나가 바로 라 토마티나다. 매년 여름, 수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마토를 던지며 웃고 즐기는 모습은 일반적인 축제를 넘어 전 세계인이 함께 어울리는 특별한 문화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는 8월 26일, 스페인 발렌시아 인근의 작은 마을 부뇰(Bunol)에서는 제81회 라 토마티나 축제가 열린다. 매년 8월 마지막 수요일에 개최되는 이 축제는 세계에서 가장 이색적인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히며, 해마다 전 세계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라 토마티나는 단순히 토마토를 던지는 행사가 아니다. 참가자들은 국적과 나이를 넘어 모두가 붉은 토마토 속에서 함께 어울리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특별한 추억을 만든다. 축제 기간이면 작은 마을 부뇰은 전 세계에서 찾아온 방문객들로 활기를 띤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오전 11시경 시작되는 토마토 던지기 행사다. 마을 광장 중앙에 설치된 기둥 끝에 매달린 하몬(스페인 전통 생햄)을 참가자가 차지하면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울린다. 이후 대형 트럭들이 거리 곳곳에 160톤 이상의 잘 익은 토마토를 쏟아내면 마을 전체는 순식간에 붉은 토마토 물결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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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축제 운영을 위해 참가자들에게는 몇 가지 규칙이 적용된다. 토마토를 던질 때는 반드시 손으로 으깨어 던져야 하며, 유리병이나 단단한 물건 등 다른 사람에게 위험을 줄 수 있는 물품은 반입할 수 없다. 또한 축제 종료를 알리는 두 번째 대포 소리가 울리면 즉시 토마토 던지기를 멈춰야 한다.

축제가 끝난 뒤에는 소방차와 청소 인력이 투입돼 마을 곳곳을 정리한다. 축제 참가자들이 떠난 거리는 깨끗하게 정비되어 다시 평소의 모습을 되찾으며, 부뇰은 또 하나의 추억을 간직한 공간으로 남는다.

라 토마티나는 1945년 부뇰 마을 축제 도중 청년들의 작은 다툼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축제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스페인 정부가 지정한 국제 관광 관심 축제(Fiesta de Interes Turistico Internacional)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3년 전 스페인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며, 아직 경험하지 못한 라 토마티나의 열정적인 현장이 더욱 궁금해진다. 언젠가 다시 스페인을 찾는 날에는 붉은 토마토로 물든 부뇰의 거리에서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특별한 순간을 꼭 만나보고 싶다.
이연화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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