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다문화] 새우젓, 김장김치에 빠질 수 없는 감칠맛 최고봉

  • 글자크기 설정

    • 가
    • 가
    • 가
    • 가
    • 가
[11-10]박진희_명예기자(직접촬영)
11월, 찬바람이 싸늘하게 옷깃을 스치기 시작하면 한국인은 월동 채비를 서두른다. 긴긴 겨울을 거뜬히 나기 위한 준비 중 으뜸은 뭐니 뭐니 해도 '김장'이다.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될 정도로 한국인은 일 년 내내 여러 가지의 김치를 담가 먹는다. 특히 입동(立冬)을 전후해서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먹을 반찬으로 한꺼번에 많은 김치를 담가 저장하는데 이를 '김장(김장김치)'이라 부른다. 김장은 단순히 김치를 많이 담가 발효시키는 조리법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계절에 맞춰 재료를 준비하고, 가족과 이웃이 함께 모여 작업하고 먹거리를 나누는 공동체 문화다.

전통사회에서 혹독한 한반도의 겨울에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김장은 일 년 내내 공들여 재료를 준비해야 했다. 봄에는 젓갈을, 여름에는 간수 뺀 소금을, 그리고 가을에는 곱게 빻은 빨간 고춧가루를 하나둘 쟁여 둔다. 100일 이상 키워 노랗게 속이 꽉 찬 배추와 배보다 맛있는 가을무를 수확할 때가 되면 그제야 삼 개월여 먹을 김치 재료가 갖춰진다.

지역과 가정마다 재료의 종류와 비율은 달라진다. 같은 김장김치라도 맛이 크게 다른 연유다. '감칠맛'을 좌우하는 젓갈은 김치의 지역색을 가르는 으뜸 요소다. 젓갈은 생선의 살, 알, 창자 따위를 소금에 짜게 절여 삭혀 만든 음식으로, 종류에는 새우젓, 멸치젓, 갈치젓, 황석어젓, 조기젓, 까나리액젓 등이 있다. 따뜻한 남부 지방으로 갈수록 젓갈 사용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비해 비교적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맛을 특징으로 하는 충청도식 김치는 주로 새우젓만 사용한다.

[11-10-1]박진희_명예기자(직접촬영)
새우젓은 새우를 잡는 시기와 크기, 숙성 정도에 따라 이름과 맛이 달라지는 대표적인 젓갈이다. 잡는 시기에 따라 풋젓, 오젓, 육젓, 차젓, 추젓으로 나뉜다. 풋젓은 이른 시기에 잡는 작은 새우다. 오젓은 5월에 잡은 새우로 담근 새우젓을 말하며, 육젓은 산란 전후의 굵고 살이 찬 새우로 담근 새우젓이다. 육젓 이후 7월경에 잡은 새우로 담근 새우젓이 차젓이며, 8월부터 11월에 걸쳐 잡은 작은 새우를 추젓이라 한다. 김장용 새우젓으로는 고급 새우젓으로 평가받는 육젓을 찾는 이가 많다. 새우는 작지만, 돼지고기 수육에 찍어 먹거나 찜·찌개 등의 간을 맞추는 데 잘 어울리는 추젓도 애용된다.

새우젓 대표 산지로는 인천·강화, 전라북도 부안·곰소, 충청남도 논산·강경과 홍성·광천이 꼽힌다. 이중 홍성군의 광천읍은 예부터 토굴의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이용해 새우젓을 저장· 숙성해 '토굴 새우젓'으로 이름나 있다. 특히 1950년대에 옹암리 일대에서 폐광을 새우젓 저장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산패율을 낮추고 보관성을 높이는 오늘날의 토굴 숙성 방식이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홍성 광천의 토굴 새우젓, 서산 육쪽마늘, 청양의 고추, 예산 삽교읍 양대파, 아산 그린시스 배, 공주 밤! 김장철이 되자 충남도에서 생산되는 좋은 먹거리들이 떠오른다. 365일 전 세계의 채소를 손쉽게 구할 수 있고, 갖가지 반찬으로 꽉 찬 냉장고도 버티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겨우내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질 김장김치를 포기할 수는 없다. "으샤으샤" 겨울 문턱을 넘기 전에 서두르자.
박진희 명예기자(대한민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댓글 0개